(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조선이 국민 혈세 13조원을 투입받을 때는 경영정상화까지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약속했던 상황에서, 일부 수익성 지표개선을 이유로 노조가 벌써 고통분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조합원 5천88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4천811명이 참여해 4천494명(93.4%)이 찬성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노동 강도에 따른 보상제도 강화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임금 10% 반납 ▲정기상여금 월 분할 및 기본급 전환 등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5년 조선업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으로부터 13조7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 노조는 무(無)파업과 자구안 이행 등에 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긴 확약서를 제출했다.

더욱이 작년 노사는 ▲경영정상화까지 전 직원 임금 10% 추가 반납 ▲생산 매진을 위해 진행 중인 교섭의 잠정중단 ▲경영정상화의 관건인 수주활동 적극 지원 ▲기존 채권단에 제출한 노사확약서 승계(2015년, 2016년) 등 4가지 조건에 합의했다.

이 같은 확약서에도 1년이 지난 지금 대우조선은 다시 파업의 기로에 섰다.

노조는 물론 대우조선 사측이나 산업은행도 실제 파업 가능성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전면 파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쟁의 찬반투표는 파업 여부와 상관없이 매년 이뤄지는 절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노조가 당장 파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산은이 자금을 빼겠다고 결정된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 측과 채권단이 요구안에 대해 진전된 내용을 보이지 않으면 파업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서 희생과 고통을 분담한 것에 대해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한다"며 "채권단이 어떤 응답을 주느냐에 따라 투쟁의 가능성과 강도를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채권단의 자금투입 등으로 재무구조도 상반 부분 개선됐다. 대우조선은 1분기에 매출액 2조2천561억원, 영업이익 2천986억원, 당기순이익 2천263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7.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3.7% 늘었다.

sh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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