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강수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서울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6일 미국의 관세부과로 격화된 무역분쟁이 가깝게는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경로를 거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다음 주 금통위, 소수의견 출현 가능성 축소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무역전쟁에 받을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한 연준 위원은 무역정책 불확실성으로 일부 기업에서 자본지출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잠재적인 관세 충격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무역전쟁 개시가 국내 채권시장에는 남아있던 7월 금리 인상 소수의견 가능성을 더 축소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A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예상했던 대로 무역전쟁이 시작됐는데 선반영된 부분이 있는 듯하다"며 "당장 시장 금리 방향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만큼 다음 주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더 줄어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일단 무역전쟁이 시작된 만큼 소수의견 가능성은 작아졌다"며 "최근 강세를 이끌었던 '만장일치 동결' 전망이 시장의 기대에 머물지 않고 현실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재정거래 유인 여전…장기화하면 타격 불가피

참가자들은 다만 무역전쟁 우려에도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와프 호가 일별 추이(화면번호:2132)에 따르면 1년 만기 FX 스와프 포인트는 이날 오후 2시 57분 현재 마이너스(-) 16.60원을 나타냈다.

달러를 보유한 외국계 은행이 현시점에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고, 1년 후 달러를 사는 거래를 할 경우, 달러당 16.60원가량 이익을 볼 수 있다. 원화를 채권에 투자해 거두는 수익은 별도다.

실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무역전쟁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증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 4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 중인 국내 상장 채권 잔고는 110조4천억 원에 달했다. 무역전쟁 우려가 재부상한 지난달 중순에 비해 2조 원가량 늘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융시장에서 원화는 위험자산이지만 원화채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것 같다"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원화채 투자 매력은 최근 환율 변동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장기간 이어져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D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 개방경제 소국인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져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현재로써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작년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를 경제성장률(3.1%)의 절반이 넘는 2.0%포인트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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