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국고채 5년물 입찰 결과를 통해 채권투자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일부 품목에 예정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추가 관세 부과도 예정됐지만,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미국 고용지표가 증가했지만, 채권시장의 해석은 엇갈렸다. 6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21만3천 명 증가로, 월가 예상치인 19만5천 명을 웃돌았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0.19% 증가에 그쳤다. 금융시장에서는 0.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 국채금리는 시간당 임금 상승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하락했다. 10년물은 1.19bp 하락한 2.8223%, 2년물은 1.62bp 낮은 2.5366%에 마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9.74포인트(0.41%) 상승한 24,456.48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은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늘어났다는 데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채권 금리 중 2~5년 구간은 연저점을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연저점을 경신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채권 금리가 낮아졌다고 해도 채권투자자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연합인포맥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3곳 중 9곳이 올해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금융시장에 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고 있다. 보이는 손이 금리 인상 깜빡이를 끄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은 금리 인상과 관계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외 국가들의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판단에다 국내 경제지표도 둔화세를 보인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날 정부는 국고채 5년물 1조5천억 원 입찰에 나선다. 이 중 1조 원은 본매출이고 5천억 원은 차기 지표물이다.

국고채 5년물 입찰 결과는 채권시장에 중요한 함의를 줄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5년 구간은 장기물로도, 단기물로도 분류가 가능하다.

이런 특성으로 강세장에서는 5년 구간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약세장에서는 해당 구간의 약세가 가팔라지는 특징이 있다.

전거래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8bp 올라, 다른 구간에 비해 약세 폭이 컸다. 물론,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둔 헤지 매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입찰 결과에 따라 채권시장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채권시장은 대체로 이날 입찰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급 측면에서 본매출이 1조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안채 입찰도 채권시장이 관심을 두어야 한다. 특히 91일물 입찰은 채권시장이 바라보는 금리 인상 시기 가늠자다. 91일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다면 적어도 3분기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 거래일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6달러(1.2%) 상승한 73.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4.6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90원) 대비 0.55원 내렸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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