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최정우 기자 = 지난 1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기존(68시간)보다 16시간 줄었다.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이 도래하면서 국내증시에서 관련 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주가 반응은 사뭇 다르다.

근무제 변화로 수혜가 예상된 대표 업종은 항공과 여행, 영화, 게임 등이다. 기업 생산성 유지를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와 키오스크(무인자동화기기) 관련주도 수혜주에 포함됐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행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최근 일주일간 1.32% 빠졌다. 전일에는 전거래일대비 0.75% 내린 2만6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 역시 전주와 비교해 각각 1.32%, 1.78% 씩 밀리면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저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횡보세를 보이며 전주 대비 각각 2.93%, 3.33% 오르는 데 그쳤다.

영화배급사인 CJ CGV, 쇼박스 등도 1%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과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소비 둔화를 이유로 꼽았다.

경기가 안정을 되찾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 수혜주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여가시간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과 함께 소비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중간 무역분쟁 우려와 달러 강세 등이 겹치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준비가 아직 한창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시행착오를 거치는 적응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들이 근무제 변화에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생산성 유지와 효율성 강화와 관련한 ERP 관련주 흐름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ERP는 생산관리, 재무·회계 및 영업관리 등 경영관리 효율화에 활용된다.

통합 전사관리 시스템 구축이 미비한 기업들은 저비용에 효율적인 근무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ERP와 기업 전용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더존비즈온은 지난 3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별로 시행이 본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52시간 근무제 영향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 경영관리와 관련된 기업들이 1차 수혜를 받을 것이고, 향후 개인 소비 관련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jwchoi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