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목도 역시 여느 금통위 때보다 높다.

시장참가자들은 10일 향후 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한은의 올해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와 통계청에서 내놓는 고용지표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통위에서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다시 발표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의 조정 여부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와 물가를 고려해서 통화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4월에 낮춘 소비자물가…다시 올릴까

한은은 지난 4월 수정경제전망 당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1.6%로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하지만 4월 물가 전망을 낮춘 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가량 올랐다.

달러-원 환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 12일 1,069.50원이었던 환율은 전일 1,112.20원으로 42원 넘게 올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전망에서 물가가 다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한은의 당초 전망보다 더 높게 형성되면서 물가 전망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물가가 한은 전망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데는 채권시장 참가자들 간 이견이 거의 없지만, 당장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물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물가가 크게 높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는 2.2%, 8월은 2.6%까지 올라갔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고 해도 실제 숫자가 높아지는 것은 4분기가 되어서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올해 하반기, 특히 4분기에 물가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참가자들이 대부분 하고 있다"면서도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마자 다시 올리는 것은 전망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신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경기 둔화 경고음…성장률 하향 조정 관건

현재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유지할지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경기 정점에 대한 논의나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보니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6월 수출은 4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증가세는 전월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증가했지만,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0% 줄어들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 역시 전달보다 3.2% 줄었다.

채권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한은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견실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은이 제시하는 잠재성장률이 2%대 후반임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소폭 조정된다고 해도 한은의 경기 진단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경제 전반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한은이 만약 3%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명확한 근거를 대야 할 것"이라며 "성장률이 하향 조정한다고 해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2%대 중반까지 떨어뜨릴 가능성은 작고, 한은의 경기 진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악화한 고용지표…소비에 미칠 파급효과 주목

금융위기 이후 최악인 고용지표에 대한 채권시장의 주목도가 크다.

정부가 고용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데다,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은은 고용지표의 관심도가 커진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고용 부진이 소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19일 "5월 중 고용이 10만 명에 미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자동차, 서비스업 등 업황 부진과 일부 제조업의 구조조정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올해 5월까지 고용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금년중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 4월 전망치인 26만 명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용지표가 금통위 전날에 발표되는 것도 채권시장의 주목도를 높였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 고용지표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은은 금리 인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은 고용에 대해 한발 뒤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마당에 한은이 뒷짐을 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하필 금통위 전날 고용지표가 나오는데, 채권투자심리를 크게 움직일만한 재료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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