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5억 달러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반도 해빙 무드를 계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자 최근 국책은행 등 한국계 기관들은 해외에서 비교적 좋은 조건에 해외채권을 발행하는데 잇따라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내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커지고, 변동성이 커진 금리와 통화가치 탓에 발행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자 긴장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달 중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Tier 1) 발행 절차에 들어간다.

신한금융은 투자자 확보를 위해 영국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50여 곳이 넘는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사전 준비를 해 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신한금융에 대한 신용등급을 'A1',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독자신용등급(BCA)은 'A3'다.

해외 투자자들 상대로 한 사전 태핑 작업 등을 통해 비교적 호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신용등급도 투자등급이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나쁘지 않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이나 한국물(KP)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에서 다소간의 차이가 나고 있는 점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연초만 해도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 탓에 해외채권 발행이 주춤했지만, 남북 화해 무드가 짙어진 지난달을 기점으로 대기 물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에는 통상 2배수의 유효 주문이 몰렸다. 덕분에 최초 가이던스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3월 미국 국채보다 85bp(5년물)를 가산한 3.487%에 5억 달러를 조달했다. 함께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3년물의 가산금리는 55bp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5월 발행한 1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채권도 3년 만기 변동금리 채권은 3개월 리보(Libor) 금리에 57bp, 5년 만기 변동금리 채권의 경우 3개월 리보 금리에 77bp의 가산금리가 더해졌다.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이 줄어들며 가산금리 상승세는 주춤해졌지만,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금리가 2%대에 진입한 만큼 발행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금융권은 신한금융의 해외채권 발행금리가 5% 중후반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과 같은 'A1'의 신용등급(무디스)을 보유한 한화생명은 지난 4월 10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을 4.7% 금리에 발행한 것을 고려하면 1%포인트(p)나 오른 수준이다. 최근 미국 국채 5년물 금리가 3%에 육박하는데다 신종자본증권임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사와 달리 자본확충 이슈가 없어 해외 투자자의 선호는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약세 덕에 환산된 발행가가 더 크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신한금융은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고자 이번 발행을 결정했다.

성공하면 기본자본비율(Tier 1ㆍ3월 말 기준)은 13.4%에서 13.7% 수준까지 상승한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23.3%에서 120.0% 정도로 개선된다. 지난 4월 발행한 1천500억 원의 원화채를 고려하면 자본 조달 여력은 2조 원 가까이 늘어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좋은 조건의 발행을 위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만큼 발행 시기와 규모는 유동적"이라며 "국내외 시장에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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