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헤지펀드는 통상 변동성이 큰 시기에 더 강점이 있다고 스스로 내세우고 투자자들도 으레 그렇게 여겨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음에도 정작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 한껏 체면을 구겼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투자분석기관 HFR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헤지펀드 지수는 지난 6월 0.46% 하락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전체 수익률이 0.81%에 그쳤다. 이는 배당금을 포함한 S&P500지수의 상반기 수익률 2.65%보다 2%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치다.

헤지펀드 지수는 지나 1월만 해도 2.31% 오르며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했지만 2월과 3월에 거듭 하락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헤지펀드 범주 중 지난달 유일하게 상승한 곳은 인수합병이다. 반면 주식 투자나 거시경제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헤지펀드는 하락하는 쓴맛을 봤다.

헤지펀드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수료가 저렴한 패시브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해에는 2013년 이후 최고치인 8.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많은 투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과 한반도 이슈 등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많은 헤지펀드가 주가지수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WSJ은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헤지펀드 중 가장 상황이 어려웠던 곳은 정치 및 여타 글로벌 트렌드를 앞서 예측하고 대응하려던 거시경제 헤지펀드였다"며 "이들은 상반기에 1.81%의 손실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HFR의 케네스 하인츠 대표는 "무역전쟁을 중심으로 한 거시경제 이벤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특정 헤지펀드들은 이 같은 상황을 기회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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