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주 주가가 경기 회복이 더뎌지며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데 따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출금리 부당 부과 논란으로 은행의 가격 결정권이 위축돼 예대마진이 줄어들 확률이 높아진 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종합검사 부활을 예고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양상이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업종·섹터지수(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KRX 은행 섹터지수는 10일 1.65% 하락하면서 23개 섹터지수 중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같은 날 코스피가 0.37% 오른 것과도 대비된다.

은행주 종목별로는 우리은행이 2.35%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하나금융지주(-1.83%), KB금융지주(-1.27%), 기업은행(-0.93%), BNK금융지주(-0.21%), 신한금융지주(-0.11%) 순으로 하락세가 강했다.

은행주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보인 것은 12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9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이 중 31명이 이달 기준금리가 1.50%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중 절반가량(53%)은 3분기 중 금리가 1.75%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에는 전문가 중 77%가 3분기 금리 인상을 전망했는데 이달에는 금리 인상 견해가 위축된 셈이다.

대출금리 부당 부과 논란으로 은행들이 가격 결정권이 힘을 잃으며 향후 실적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도 점쳐졌다.

여기에 금감원의 종합검사 부활로 은행권에 대한 관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은행주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투자의 핵심이 금리라는 점에서 현재 투자자들의 무관심은 당연하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신규 예대금리차가 줄곧 줄어드는 데서 알 수 있듯 현재 은행들은 정부 규제와 언론의 압박으로 가격 결정권을 잃어버린 상태다"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경제 정책 방향이 소득주도 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상 정상적인 가격(금리) 전가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가 지난 1월 고점 대비 18.6%나 떨어졌다"며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하고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 데다 정부의 지속적인 은행 수익성 저해 발언이 더해진 결과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가계부채의 과도한 레버리지 후유증에 대한 우려와 주택 가격 하락 우려도 은행주 주가의 발목을 잡을 변수다"며 "주가 흐름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다만 은행권 실적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배당랠리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은행주가 하방경직성을 보이거나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부진에는 정부 규제 확률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인위적 가격통제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므로 은행 마진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주가 하락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4%를 넘고 있어 3분기 배당랠리를 앞두고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