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외국인이 국채선물과 현물을 모두 사들이는 모습이다.

이에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1일 외국인들이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들은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원화채 선호현상이 생긴 점과 여전히 마이너스(-)인 FX 스와프 포인트로 재정거래 유인이 여전한 점도 요인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외국인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110조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2조1천억 원 늘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도 증가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전일 누적 순매수는 18만2천562계약을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도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누적 순매수가 8만7천281계약에 달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활발하다"며 "미국 금리와 주가가 오르면서 채권이 약해질 환경인데 국내는 외국인이 매수로 받쳐주면서 지지가 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연저점 수준이지만,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금통위 결정에서 만장일치 동결이 나오면 금리는 하단을 뚫고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거래 유인도 외국인이 원화채 단기물을 사들이는 이유로 보인다.

지난 9일 외국인은 통안채 7천408억 원을 사들였다. 이날 통안채 발행 물량이 2조1천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 이상을 외국인이 가져간 셈이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와프 호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전일 1년 만기 FX 스와프 포인트는 마이너스(-) 16.00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들어온 외국인 채권자금은 단기물 비중이 높은데 이는 재정거래를 노리고 들어온 수요로 본다"며 "달러-원 환율이 최근 다시 오르긴 했지만, 원화 약세가 추세를 보이진 않을 거라는 생각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통위 금리 결정 이후 이익 실현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외국인 원화채 수요는 재정거래 유인 때문인 것 같다"며 "최근 국내 단기금리가 내려왔는데 미국 단기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되면 금리가 더 하락할 수도 있지만, 이익 실현 매도가 나올 수 있다"며 "국채선물 기준으로 장중 고점을 보고 하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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