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계 심리가 관망세로 전환하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경기 지표 부진으로 매파적인 스탠스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 1,110원 지지선이 확인됐으나, 상단 1,120원대 저항도 만만치 않다.

1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5.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6.00원) 대비 0.10원 오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천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관세 리스트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해당 이슈가 재차 불거졌지만 원화의 급격한 약세가 제한된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오히려 한은 금통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기대하면서 저가 매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은은 오는 12일 올해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가 연 1.50%로 동결된다는 데 시장의 의견이 모이고 있으나 소수의견 여부가 관심이다.

최근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소수의견 기대가 점차 약화하고 있어 달러-원 환율 움직임도 하방 경직성을 띌 전망이다.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7월호를 발표하고 넉 달 만에 '완만한 성장세'라는 문구를 뺐다.

지난 5월 신규 취업자 수는 7만2천 명 늘어나면서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었고, 월별 취업자 수도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초반이다.

지난 3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대비 1.5% 상승하면서 전망치인 1.48% 상승을 소폭 웃도는 데 그쳤다.

외환딜러들은 당분간 1,110원대 지지력이 이어지겠으나 경제 지표와 한은 금통위 재료로 1,120원대를 상향 돌파하긴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하단이 막히면서 다시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6일 미국의 대중국 관세 발효 이후 달러-원 환율이 조정을 받았으나 별다른 좋은 시그널이 없어 다시 숏커버가 나오면서 가격이 회귀하고 있다"며 "금통위에서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거나 매파적 스탠스가 나오진 않겠지만 이 재료로 1,120원대를 웃돌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금리 동결은 거의 기정사실"이라며 "소수의견이 있으면 스와프포인트도 오르고 달러-원도 발표 직후 하락할 수 있겠으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달러-원 지지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리스트가 발표되기 전까지 상단은 1,120원대에서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달러-원 주간 차트상 120주 가격이동평균선인 1,124원선에서 상단 저항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차트상 1,120원 중반에서 1,130원 초반까지 저항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서 숏포지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지지선이 확인되면 바로 매수에 나서고 있어 숏플레이어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다만 "금통위도 만장일치 동결 쪽으로 80% 넘게 예상되고 있어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오버슈팅 구간이었으나 1,110원대에 안착해 당분간 레인지"라고 진단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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