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미국이 중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충격을 받았고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 2천억 달러 규모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WSJ이 인터뷰한 한 중국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 수입이 미국의 중국 수입만큼 많지 않아 비슷한 관세로 보복할 수 없으므로 보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에 허가증을 늦게 줄 수 있고 미국 기업이 연관된 인수합병(M&A)을 허가하는 것을 미룰 수 있고 국경에서 미국 제품의 조사를 더욱 까다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의 상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고 대항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보복 조치가 다른 국가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무역뿐 아니라 다른 방면으로도 미국이 필요하다. WSJ이 인터뷰한 한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의 적군이 아니며 두 국가는 비슷한 도전과제들을 직면하고 있다"면서 "기온 변화, 테러리즘 등 다른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고 이뿐 아니라 무역 전쟁은 이미 약해지고 있는 중국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후춘화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지방 정부에 미국의 관세가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관세로 인해 중국에서 공장을 옮기는 미국 기업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는 외국 자본을 중국에 유치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또한, 지난주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겸 부총리는 중국 경제학자들과 회의를 하고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많은 경제학자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국제적으로 중국은 자신들을 공정한 무역 파트너로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무역 전쟁이 악화하면 중국에 경제적으로 더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따라서 이를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은 무역 전쟁을 피하고자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아직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몇몇 미국 관계자들은 중국이 미국이 해결하기 원하는 이슈들을 해결할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류허 부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700억 달러에 해당하는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관련 제품들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조건이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를 낮추고 다른 수입산 제품들과 관련한 장벽과 규제를 낮춰줄 것을 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시장 접근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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