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리비아 수출도 재개된다는 소식으로 폭락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3달러(5.0%) 폭락한 70.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6.7% 급락한 배럴당 73.56달러에 거래되는 등 원유 시장이 요동쳤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가 원유 시장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과 공급 차질 이슈를 주목했다.

미국은 전일 2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00억 달러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이 나오면서 무역전쟁 격화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휘감았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250포인트가량 떨어지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는 물론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부상했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시 미국 원유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만큼 이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중국은 미국 원유의 가장 큰 수입국이다.

여기에 리비아에서도 원유 수출이 재개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는 네 개 원유 수출 항구의 수출 불이행(force majeure)을 선언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NOC는 "몇 시간 이내로 생산 및 수출이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지난 2월 하루평균 128만 배럴로 증가했던 데서 최근에는 52만7천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제위기로 원유 생산이 줄어들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더불어 리비아 생산 감소는 그동안 유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이란 원유 수출 감소분을 산유국들의 증산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고 해도 리비아나 베네수엘라 등에서의 생산 차질까지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산유국의 여유 생산능력이 그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는 견해가 팽배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리비아 생산 재개는 여유 생산능력과 관련한 논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유국의 증산에 대한 부담도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비OPEC 산유국의 생산량이 하류평균 21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봤다. 미국이 생산 확대를 이끌 것으로 봤다.

OPEC은 원유 수요는 올해보다 하루 평균 145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 165만 배럴 증가보다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무역전쟁이 심화할 경우 원유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OPEC은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서 원유 수요가 증가한다면 OPEC은 시장 안정을 위해 충분한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에 생산량을 하루평균 50만 배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OPEC 회원국의 산유량은 17만3천 배럴 늘었다.

반면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1천263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60만 배럴 감소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WTI 등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전방위적인 하락 압력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이 어느 정도의 파문을 일으킬지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CMC마켓츠의 마이클 맥카시 수석 시장 전략가는 "무역전쟁 우려가 오늘 시장을 급습했다"며 "만약 2천억 달러 추가 관세도 발효된다면 글로벌 성장과 원유 수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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