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2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중반 부근에서 추가 상승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최근 흐름의 상단 격으로 인식되는 1,125원을 넘어섰다.

역외 위안화(CNH) 환율이 무역전쟁 우려 탓에 6.72위안대로 오르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뚜렷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가 이어졌고,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국제 원유 가격은 5% 이상 크게 내렸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도 맞대응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움직임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욕시장에서 심리적 지지선인 6.7위안을 다시 넘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달러-위안은 6.7332위안을 찍고서 급하게 조정된 바 있다.

당시 중국 인민은행(PBOC)은 이강(易綱) 행장과 판궁성(潘功勝) 부행장을 통해 연거푸 구두개입에 나섰다.

금융시장 안정에 목적을 둠과 동시에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지 않다는 중국 외환 당국의 스탠스를 드러냈다.

이날 달러-위안이 급하게 상승한다면 중국 외환 당국 경계심이 불거질 수 있고, 달러-원 역시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6.73위안을 이미 넘어선 적이 있고 미국의 무역 공세가 더 거칠어졌다는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중국 외환 당국이 6.7을 넘어 6.8위안까지 용인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미국 CNBC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를 무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외환 당국도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이 120주 이동평균선 부근인 1,125원을 웃돌면서 상단이 열렸다는 시각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전일 종가에서 10원가량 올라 1,130원 근처에 다다를 경우에 외환 당국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른바 시장 개입 정보를 공개하는 전략 차원에서 달러를 미리 매도해 놓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실적인 입장을 추정해보면, 대외여건이 안갯속에 있다는 판단에 빠른 원화 절하 흐름을 일부러 막지 않을 수도 있다.

수급상 1,125원 이상에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반대편에서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예상된다.

이날 주요 변수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금통위 당일에는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다소 커지는 모습이 종종 관측됐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을 것에 베팅한 곳이 있다면 숏 커버가 있을 수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3.0%에서 2.9%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한 플레이어는 상황에 따라 롱 스톱을 하거나 추가 달러 매수에 나설 여지가 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 당국이 선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11시 30분 즈음에 금통위 관련 기자회견을 한다.

오후 3시경에는 독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8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71%), 나스닥 지수(-0.55%)는 모두 하락했다.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3달러(5.0%) 내린 70.3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8.30원 오른 1,127.6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21.00∼1,128.0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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