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은행이 내년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인수ㆍ합병(M&A)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자 신종자본증권(Tier1)형 코코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에 최대 3천억 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며, 외화 발행도 염두에 두고 시장 조사에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2일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화돼 지주사 전환이 완료된 내년 2월에는 현재보다 금리가 올라 있을 확률이 높다"며 "미리 자금을 확보해 지주사 전환 완료 후 활발한 M&A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모는 2천억~3천억 원이며 원화로 발행할지 외화로 발행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르면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발행 시기와 규모, 발행 통화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채 형태로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는 자본으로 인정돼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Tier-1)에 합산된다.

우리은행의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지난 3월 말 현재 각각 15.09%와 12.97%로 국내 은행 평균인 15.43%와 13.17%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M&A를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로 외화 코코본드 발행에 성공한 2016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외화 코코본드를 발행해 왔다.

우리은행은 2016년 외화 코코본드를 국내 기관 최초로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4.5%로 유럽계 대형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이 같은 달 7.375%의 금리로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5월에도 5억 달러 규모의 코코본드를 금리 5.25%에 발행했다.

역시 지난해 5월까지 발행된 글로벌 코코본드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였다.

당시 155개 기관으로부터 최종 발행규모의 세 배에 달하는 15억 달러의 투자자금이 모집돼 당초 제시했던 금리보다 발행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다만 올해는 해외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발행 금리가 다소 오를 수 있다.

한국물(KP) 발행의 벤치마크 금리인 3개월 리보(Libor) 금리는 지난 2월 2%대로 올라선 후 지난 5월 4일 2.36%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금리는 경기회복 둔화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5월 15일 2.593%까지 올랐던 국고 3년물은 전일 2.301%로 떨어졌다.

우리은행 다른 관계자는 "외화보다 원화로 발행하는 것이 금리면에서 더 유리하지만 해외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지금 외화로 코코본드를 발행해놓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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