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한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경제 냉전'(economic cold war)을 준비 중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가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무역전쟁 이슈를 '글로벌 맥락'(global context)으로 끌어내고 싶어한다.

미중 무역전쟁을 단순히 두 국가의 갈등이 아니라 다자무역주의와 일방주의 간의 대결로 포장하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이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세계의 각국 정부, 기관과 미국 기업들에 이 대결에서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 편에 서 있다는 점을 설득시키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대항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에도 개방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의 관세가 발효되기 2주 전 공산당의 선임 간부를 소집해 이틀간의 회의를 진행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회의에서 시 주석은 무역전쟁이나 미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세계는 지난 100년간 본 적이 없는 거대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면서도 "변화하는 세계에서 중국의 역할과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말했다.

SCMP가 인용한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무역전쟁을 이유로 중국의 경제 개혁 등을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의 계속된 관세 위협에도 외국인 투자에 관련된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중국 금융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 중국 정부 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을 역임한 딩 이판 연구원은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결국 승리할 것이다"면서 "트럼프는 세계 경제의 상호 연계성(interconnection)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도 중국이 세계 다른 국가들과 같은 이해관계를 보이는 만큼, 무역전쟁에서의 결과적인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선제공격 이후 신뢰성과 도덕적 우위를 잃었다"면서 "중국은 이 (무역) 전쟁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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