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12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전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자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청와대 정책실과 경제부처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고용부진이 지속하고, 일부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통계청이 전일 발표한 6월 신규취업자 수는 10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상반기 취업자는 2009년 하반기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무역전쟁 우려와 고용부진에 청와대 발언까지 나오자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동결 결정을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일자리 창출에 통화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방향만 보면 긴축보다는 완화가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참가자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옐런 풋(Yellen put)'에 빗대 '청와대 풋'으로 지칭했다.

'옐런 풋'은 금융시장 또는 경제가 크게 약세를 나타낼 때, 연방준비제도(Fed)가 적극적인 통화완화에 나서 시장을 떠받치는 것을 말한다. 전(前) Fed 의장인 재닛 옐런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말이다.

전일 나온 청와대 관계자 발언이 채권시장을 지탱하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한은의 법적 독립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이 나오고 얼마 후 기준금리가 조정된 적이 있다"며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 출현 가능성은 더욱 작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8월, 한은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새 경제팀의 정책에 부응해 기준금리를 내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척하면 척'이라는 최 전 부총리 발언은 이후 한은의 독립성에 의구심이 제기될 때마다 회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원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겠지만, 실물경기 관련 정부 판단과 정책도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특히 한은 총재나 부총리의 경우 정부와 정책 조율 등을 더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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