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 자본주의의 본고장 미국의 한 도시에서 '기본소득' 보장제를 내년부터 시범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시범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될 예정이다.

'보편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개념으로 알려진 이 시험은 이미 핀란드에서 정부 주도로 시범 실시 중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실리콘밸리에서 동쪽으로 80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 스톡턴(Stockton)이라는 도시가 기본소득 시험에 참여하는 미국의 첫 도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본소득 개념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일정액의 기본소득을 보장해 아무도 최저 소득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목표가 있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사람들이 창업과 구직활동에 나서 결국 가난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기본 메커니즘이다.

스톡턴은 2019년부터 조건 없이 100명의 주민에게 한 달에 500달러씩(약 56만원)을 18개월간 시범 지급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에서 기본소득 개념은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실리콘밸리 갑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는 작년 5월 하버드에서 가진 연설에서 "모든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는 완충재를 얻을 수 있도록 '보편 기본소득'과 같은 아이디어를 탐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톡턴의 이번 기본소득 시험 프로젝트는 실리콘밸리의 '경제 보장 프로젝트(Economic Security Project·ESP)로부터 100만 달러(약 11억2천만원)를 지원받아 시행된다.

경제 보장 프로젝트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휴즈가 2년 전 설립한 것으로 가난을 종식하고 중산층을 재건하기 위해 세운 미국 전문가 네트워크이다.

스톡턴은 인구 30만가량의 도시로 4명 중 1명이 가난한 상태로 분류된다.

ESP의 나탈리 포스터 공동 창립자 겸 공동 의장은 "스톡턴은 미국 나머지 지역과 매우 닮은 도시"라고 전했다.

스톡턴의 중위 가계 소득은 4만9천271달러(약 5천551만원)로 전국 중위 소득인 5만7천617달러(약 6천490만원)보다 낮다. 스톡턴은 2012년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한 도시이며 도시 인구의 70% 이상이 소수자로 분류되는 등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섞여 있다.

스톡턴의 마이클 터브스 시장은 "이미 뒤처진 채로 삶을 시작하고, 기회를 얻지 못하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어머니가 항상 '스톡턴에서 나가야 해'라고 말씀하시곤 했지만 나는 스톡턴이 (사람들이) 살길 원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톡턴의 기본소득 실험은 이미 핀란드, 이탈리아, 우간다, 콜롬비아, 인도 등에서 정부나 기관 주도로 시범 시행되고 있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보장제는 정부가 25~58세 실업자 2천 명을 임의 선정해 아무 제한이나 조건 없이 2년간 매월 560유로씩(약 73만원) 지급하는 제도로 2017년 1월 시행됐으며, 내년 1월 종료될 예정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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