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차 관세 부과시 현대차 수익영향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국내 기업들이 무역전쟁과 재무정책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한국기업의 신용도 개선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홍 S&P 한국기업 신용평가 팀장(이사)은 12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트럼프-김정은-시진핑 정책 역학관계와 한국 및 중국 신용시장 영향' 세미나에서 "한국기업들이 높아지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현재 84%의 한국기업들이 안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신용도 향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 신용도 위험 요소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와 공격적인 재무정책 등을 꼽았다.

박 이사는 "현대·기아차는 미국 및 중국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 저하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미국 정부에서 검토 중인 자동차 수입관세 부과 시 현대차의 수익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한국기업들은 2015년 이후 전반적으로 등급 상향 추세를 보였다"며 "2017년 이후 삼성전자, 하이닉스, 포스코, GS칼텍스 등 주요 기업 등급이 상향됐지만 현대·기아차는 수익성 부진으로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P는 미국 정부가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 세탁기와 철강 등에 부과한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박 이사는 "한국기업의 높은 제품(세탁기) 경쟁력과 가격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이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며 "2016년 포스코의 미국 수출 철강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판매처 다변화로 대응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주요 기업들의 투자 및 주주환원이 증가하는 등 공격적인 재무정책도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했다.

박 이사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투자, 인수합병(M&A) 등 현금 유출이 영업현금흐름 증가보다 많았던 점을 예로 들면서 "국내 기업들이 최근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증가했으나 투자와 배당, 자사주 매입, M&A 등 현금 유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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