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영국 정부가 제출한 브렉시트 협상 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은 백서(white paper)에서 금융 서비스 규제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상호인정협정을 맺는 방안이 제외됐다고 12일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만약 영국과 EU 간의 상호인정협정이 인정된다면 런던에 있는 은행과 펀드매니저들, 보험 회사 등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백서에서 금융 시장이 기대했던 EU와 상호인정협정을 맺는 방안을 제외하고 대신 EU 비회원국을 위한 협정이 수정 및 확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상호인정협정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영국에서 근무하는 금융업 종사자들에게는 큰 실망이라고 설명했다.

런던 금융계를 대변하는 더시티유케이의 마일스 셀릭 회장은 "상호인정협정이 최고의 방법이었을 것"이라면서 "이 방식이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은 매우 유감이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앞서 EU의 브렉시트 협상 담당인 마이클 바니어는 이와 같은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고 따라서 영국 정부는 EU가 더욱 선호하는 방식인 EU 외의 제3국에 부과되는 규칙들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이 새로운 규칙에 따르면 EU 당국자들은 EU 비회원들의 금융 규제가 EU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경우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허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접근권은 언제든 차단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비슷한 수준의 규제에 따라 접근권을 부과받는 방식은 정치적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 정부 역시 백서에서 "현재 존재하는 EU와 비슷한 수준의 금융 규제 법안은 영국과 EU의 금융 서비스의 연결성을 다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EU와 영국 간 금융 관련 새로운 경제 및 규제 계약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이번 백서가 이미 영국 정부를 반으로 갈라놨다면서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원하는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와 무역 부문 등에서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지지자들 간의 갈등이 지속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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