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경제지표 중 40개 이상 금융위기 경고

위기때 '부동산과 신용' 활황 동시 진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가 중국 본토와 홍콩이 앞으로 3년 내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민간부채 급증, 부동산 가격 상승 등 60개 경제지표 중 40개 이상이 이곳에서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신흥시장이 선진국보다 금융위기 위험이 더 크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그중에서도 본토와 홍콩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금융위기 위험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일련의 초기 경보 지표들이 앞으로 "12분기 이내에" 위기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롭 수바라만과 마이클 루 애널리스트는 해당 보고서에서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0년 만에 이 지역은 또다시 (금융위기에) 취약해졌다"며 그러나 "금융 스트레스 지점은 더 역내에 국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1997년 7월에 태국에서 시작돼 태국의 통화가치를 크게 평가절하시킨 뒤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됐다.

대다수 전문가는 과거와 달리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외환보유액이 많이 증가해 현 금융시스템이 과거보다 충격에 훨씬 더 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무라는 30개국 과거 50번의 금융위기를 표본 조사한 결과 적어도 해당 위기의 3분의 2가량은 여러 지표가 그러한 위기를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표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 민간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실질실효환율, 부동산 및 주식 가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수바라만과 루 애널리스트는 "홍콩과 본토 모두 대규모 신용과 부동산간의 갭을 갖고 있다"며 "홍콩달러가 미 달러에 고정돼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주기를 가속하면 금리는 가파르게 오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3분의 2 이상 떨어져 디플레이션과 불경기에 시달려야 했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금융위기의 연구 결과 이러한 위기는 신용과 부동산 시장 붐이 동시에 일어날 때 더 잘 일어났다"라며 "1996년처럼 몇몇 아시아 국가는 지금이 바로 그 경우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본토의 민간 신용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11%에 달해 1996년의 90%에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증가에 민간 가계 부채도 크게 증가해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40.7%로 10년이 안 돼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중국의 총부채는 2008년 GDP의 157%에서 작년 기준 260%로 증가했다. 결국, 무디스는 지난 5월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의 부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중국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특히 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익스포저가 상당한 나라에서 몇몇 취약한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이 디레버리징과 좀비 기업 정리, 시장 역할 확대 등을 계속함으로써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단기적인 고통을 감내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중국이 (고통 감내를) 늦추면 늦출수록 아시아 다른 나라로 전이될 수 있는 파괴적인 조정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피치도 보고서에서 아시아가 20년 전보다 금융 충격에 더 회복력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는 나머지 다른 나라들에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칭화대학교의 위안강밍 경제학 교수는 홍콩이나 본토에서 금융위기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며 "적어도 3년간 홍콩이나 본토에서 부동산 버블이 터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가 붕괴를 보고 앉아만 있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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