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업계 2위 OK저축은행이 가계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20%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저축은행 대출금리 영업실태를 공개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9일 임원회의에서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24% 미만에서 20% 미만으로 인하할 여력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OK저축은행 고위관계자는 "모든 대출의 최고금리가 19.9%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신규고객부터 이를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에서 받는 모든 대출의 금리를 10%대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전체 차주의 92.5%가 20% 이상의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7월 1일 기준 22.3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압박에 최근 들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지만 그동안 20% 이상 고금리 영업에 치중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OK저축은행의 결정은 파격적이다.

이 관계자는 "대출금리 원가(5~7%)와 손실률(10%)만 따져도 15%가 넘는데 20%대 금리를 받아도 마진은 3~4%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큰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에서 굳이 고금리 장사를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줄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된 후 저축은행들이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자제하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리가 연 20% 넘는 대출에는 30%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올해 4분기부터 연 16.5% 이하, 최고금리 연 20% 미만의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의 대출금리 압박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금리 현황을 통해 고금리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을 실명을 공개할 방침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시장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올해 하반기 주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금리산정체계 현장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조건 금리를 내리라는 게 아니라 차주와 상관없이 과도한 금리를 산정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자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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