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중앙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의 국내 경제전망 하향조정에도 정부가 경기상황에 대한 낙관을 고수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을 들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단서를 남겨 이달 중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변화가 예상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전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나 투자·소비 등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재부의 판단은 작년 12월 그린북에 등장한 이후 8개월째다.

지난 5월호에서는 해당 문구가 삭제되며 경기전망을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급히 문구를 추가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기재부의 이런 입장과 달리 국책연구기관과 중앙은행은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9%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신규고용전망치도 전년대비 18만 명으로 대폭 줄였다. 올해 1월 30만 명으로 제시한 뒤 4월 26만 명으로 조정한 것에서 더 보수적으로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4개월 만에 '완만한 성장세' 문구를 삭제했다.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전산업생산 증가폭은 1.7%로 전월 2.0%보다 작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도 -4.1%로 하락 전환했고 건설투자는 0%대를 보였다.

이런 상황은 그린북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재부가 전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지만 증가폭이 0.3%로 전월 1.5%에서 크게 줄었다.

소매판매도 5월 속보치가 -1.0%로 전월 -0.9%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투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지수는 지난 3월 -7.6% 이후 4월 -2.7%, 5월 -3.2% 등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월별 지표는 등락을 거듭하는데 분기 지표로 보면 1분기는 GDP, 2분기는 속보치를 보는데 흐름상 회복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중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정부의 경기 판단이 변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 과장은 "경기 판단에 대한 것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정리된 내용으로 나올 것"이라며 "여러 경기상황 지표를 종합적으로 점검 중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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