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수출과 내수의 상관관계가 2010년 이후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했지만, 설비투자와 고용으로의 파급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은 13일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 약화가 우리 수출 주력산업이 재편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6년 말부터 수출은 견조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GDP 부문별 증가율에서 재화수출은 2016년 하반기에는 2.9%, 2017년 상반기에는 4.5%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소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6년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2.1%, 2017년 상반기는 2.2%였다.

보고서는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수출이 설비투자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수출이 늘어나면 생산이 동반 상승한다. 이에 설비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며, 이는 소비 증가로 연결된다.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수출의 설비투자 유발 효과가 약화한 이유로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해외생산을 꼽았다.

해외생산이 늘어나고 가공·중계무역 등 무통관 수출이 확대되면서 과거보다 국내 투자에 대한 수출 영향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IT 업종이 수출을 주도하면서, 설비투자의 수입의존도가 커진 것도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설비생산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축소됐다.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가동률이 상당 폭 저하되면서 수출에서 설비투자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화한 것도 설비투자의 파급효과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설비투자 지연 요인이 됐다.

수출의 고용 유발 효과가 약화한 이유는 수출 산업 구성의 변화와 노동생산성 향상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1990년대 이후 주력 수출업종이 노동 절약적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같은 규모의 수출을 했을 때 유발하는 취업자 수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자본의 노동 대체도 수출 증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를 약화한 요인이다. 수출 비중이 확대하고 있는 전기·전자, 화학제품 등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다.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수출의 고용 유발 효과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수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기술개발을 통한 수입설비의 국산화 노력 등을 통해 수출에 따른 간접 파급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참여 확대, 신성장산업 발굴 등을 통해 내수기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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