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이라크 파업에 따른 항만 운영 차질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재차 제기된 데 따라 상승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8달러(1.0%) 상승한 71.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8%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미국의 이란 수출 제재 면제 범위, 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국 생산 동향 등을 주시했다.

최근 재료가 혼재되면서 유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이날은 공급 위축 추려가 재차 우위를 점했다.

이라크에서 일자리와 더 나은 처우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남부의 도시 바르사 인근의 움 카스르(Umm Qasr) 상품 항만을 점거했다는 소식이 이라크 원유 수출 차질 우려를 자극했다.

이번 주 초에는 노르웨이 해상 원유 시추 노동자 수백 명이 입금협상을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해 셸이 운영하는 크나르 필드 지역 유전의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원유 생산 차질 소식을 최근 유가 시장에서 곧바로 상승 재료로 반영된다.

다만 유가의 상승 탄력은 한층 무뎌진 상황이다.

글로벌 원유 공급 감소 우려의 중요한 원인이었던 리비아가 원유 생산 및 수출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초 이란 원유 수입 중단에 대해 일체의 예외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미국도 국가별로 판단해 예외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이란 원유를 받는 대신 상품을 공급해 주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 원유 수출 감소 물량이 시장의 우려보다 작을 수 있는 인식도 강화됐다.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는 오는 11월 미국 제재가 시작되면 원유 수출 물량이 약 하루평균 50만 배럴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점도 이날 유가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아직 미국 측의 2천억 달러 추가 관세 계획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보복조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이날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863기로 지난주와 변동이 없었다.

한편 이날 일부 외신은 정규 장 종료 시각 무렵 미국 정부가 11월 중간 선거 이전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해당 외신은 미정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정치적 압력이 커지자 이런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500만 배럴을 시험적으로 방출한 이후 많게는 3천만 배럴 방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해당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런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 폭을 일부 축소하기도 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급 불확실성에 따라 유가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인트라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섹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감소와 노르웨이나 이라크의 파업이 유가 상승 전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리얀 수석 연구원은 "시장은 증산 영향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일이 발생할지 주시하고 있다"며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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