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상품 가입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거나 끼워팔기 다른 상품을 미끼로 변액보험을 끼워팔기를 하면서 고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받았다.

1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변액보험 적합성 진단을 부실하게 운영한 미래에셋생명과 ING·메트라이프·KB생명, BNP파리바카디프·PCA생명 등 6개 생보사에 대해 경영유의 및 경영개선 등 기관 제재를 내렸다.

적합성 진단은 보험사가 변액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가입자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안내하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가 결합된 투자상품으로 원금 손실 등 투자 위험이 커 판매과정에서 보험사의 설명이 미흡해 최근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유지 능력이 있는 고객에만 변액보험을 판매하도록 지난해 7월부터 적합성 진단을 의무화했다.

이번에 제재당한 보험사들은 이러한 적합성 진단 절차를 불합리하게 운영하거나 가입이 부적합한 고객에도 테스트를 시행해 가입을 유도해왔다.

미래에셋생명은 직원 1명이 다른 업무를 하면서 변액보험 적합성 진단 업무를 하는 수행하는 등 인력 부족으로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내부통제에 허점을 보였다. 또 적합성 진단 판정 기준도 판매 부적합 점수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해 불완전판매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 받았다.

ING생명은 변액보험 가입이 부적합하다는 진단이 나온 고객에도 변액보험을 권유했다. 또 보험계약자의 연령, 월 소득, 보험료 납입 및 유지 능력 등의 정보를 투자성향 진단 자료로 활용하고 있지 않아 성향 분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라이프생명도 변액보험 가입이 부적합한 계약자에게 적합성 진단을 시행하고, 변액보험이 아닌 주식·채권 등 금융 투자상품이나 일반보험 상품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도 변액보험 가입 적합자로 분류, 가입을 권유했다.

실제로 메트라이프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이들 고객에게 총 503건의 변액보험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KB생명은 투자 경험 등 답변을 복수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의 점수를 제한 없이 모두 합산해 계산하면서 적합성 진단 점수가 높게 나올 수 있도록 유도했고,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계약자 정보 확인서에 작성 일자가 누락되는 등 점검 기준이 미비해 이를 개선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이 같은 행위가 불완전판매를 키우는 원인으로 보고 고강도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하반기 중 대규모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을 시행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일부 상품 판매 중지 등 강력히 제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이 불완전판매와의 전쟁을 선언한 만큼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도 예년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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