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채권시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깜짝 회동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오전 8시부터 약 한 시간 가량 비공개 조찬을 한다. 조찬이 끝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진다.

서울채권시장은 특히 이번 조찬에 큰 의미를 둘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번 주 함께 G20 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그곳에서 비공식적으로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굳이 출국 전 시간을 내어 만나는 셈이다.

지난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성장률을 2.9%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조만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만큼, 정부도 3%대 성장을 몰아붙이기란 쉽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요인이다.

게다가 지난 주말,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되면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16.4% 대폭 인상한 영향으로 올해는 한 자릿수 인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 단행되는 셈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채권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임금 인상은 고용 창출 능력을 약화하고, 이는 결국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저임금 인상이 당장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임금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한 바 있다.

금융시장은 재료를 항상 선반영한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채권 금리에 또다시 반영할 수 있다. 장기물 금리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정부는 국고채 10년물 1조6천500억 원 입찰에 나선다. 전 거래일 국고채 10년물은 2.556%로 연중 저점 수준까지 내려온 후 소폭 반등했다. 채권시장이 이날 회동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금리 움직임은 물론 수익률 곡선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뉴욕금융시장은 무역전쟁을 각 자산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52포인트(0.38%) 상승한 25,019.41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은 1.56bp 하락한 2.8295%, 2년물은 2.02bp 내린 2.5863%에 마감했다.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배럴당0.68달러(1.0%) 상승한 71.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3.8% 하락했다.

서울채권시장은 미 달러화 가치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 마감 후 런던 역외차액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무역분쟁이 중국보다 한국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9.3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3.50원) 대비 6.65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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