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과열 탓…과도한 부채가 문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7의 해마다 반복되는 위기가 2017년에는 홍콩에서 일어날 수 있다""중국과 홍콩에서 금융위기가 3년 내 일어날 위험이 가장 크다."

홍콩과 중국의 부동산이 위기의 진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노무라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60개 경제 지표 중에서 40개 이상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중국과 홍콩이 3년내 금융위기 가능성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연합인포맥스가 14일 오전 8시 39분에 송고한 노무라 "中·홍콩, 3년 내 금융위기 가능성 가장 크다." 기사 참고)

노무라는 "과거 금융위기의 연구 결과 이러한 위기는 신용과 부동산 시장 붐이 동시에 일어날 때 더 잘 일어났다"며 "1996년처럼 몇몇 아시아 국가는 지금이 바로 그 경우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톰 홀랜드 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도 홍콩의 부동산 위기를 언급하며 7의 해마다 반복되는 위기가 이번에는 홍콩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연합인포맥스가 11일 오후 1시40분에 송고한 '<홍콩은 '럭키 세븐'이 저주…2017년 위기 구심점 되나>' 기사 참고)

이들이 동시에 주목한 것은 과도한 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다.

◇ 중국 과도한 부채가 발목…부동산 과열로 민간 부채 급증

중국의 6월 위안화 신규 대출액은 1조5천400억 위안으로 전월 치(1조1천억 위안)와 시장 예상치(1조3천억 위안)를 모두 웃돌았다.

중국 당국이 디레버리징을 위해 은행 간의 대출은 축소하고 있지만, 개인들은 여전히 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면서 위안화 대출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5월 말 기준 중국의 가계 대출은 36조4천억 위안(약 6천161조 원)으로 2010년 8조8천억 위안에서 300% 이상 증가한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가계 대출은 GDP의 44% 정도다.

이는 다른 선진국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4년간 거의 14%포인트 증가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문이다.

가계 대출의 상당 부문은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신규 대출에서도 가계 대출은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주택담보대출은 4조8천억 위안 늘어나 전년의 증가액 2조5천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의 과도한 부채는 이미 여러 번의 경고를 받았다. 중국의 총부채가 2008년 GDP의 157%에서 작년 기준 260%로 빠르게 증가하자 무디스는 지난 5월 중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고 디레버리징을 가속하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9.7% 올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작년 9월의 9.3%보다 더 높아 최근의 부동산 규제를 무색게 했다.

◇ 홍콩, 치솟는 부동산 가격…연준 금리 인상 때 위기 촉발

전문가들이 홍콩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역시 부동산 시장 때문이다.

SCMP에 홀랜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홍콩의 미상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조1천400억 홍콩달러로 1997년 버블 당시 고점과 비교해 거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실질부동산 가격은 2004년 이후 26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실질임금은 109% 증가했고, GDP는 1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결홍콩기금회에 스티븐 웡 부위원장은 홍콩 가계의 25%만이 집을 살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은 홍콩 정부가 2009년 이후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각종 조치를 발표했으나 가격을 억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의 가계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17.3배로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홀랜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동반 상승할 위험이 있다며 이 경우 홍콩 부동산 시장이 위기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홀랜드에 따르면 홍콩 일반 가구는 가처분 소득의 절반에서 3분의 2가량까지 주택담보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

홍콩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본토에서 유입되는 자금으로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콩달러화가 18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며 페그제 하단에 육박하면서 당국이 환율 밴드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흡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노무라도 "홍콩달러가 미 달러에 고정돼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주기를 가속하면 금리는 가파르게 오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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