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과 가격 모두 화웨이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시장을 어떻게 선도해나갈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동통신 장비 기술력은 화웨이에 1분기 정도 뒤처지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화웨이에 30%가량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1위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중국의 화웨이는 5G 장비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며 국내 주요 이통사들의 장비 공급 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이통사 입장에서는 가격이 저렴하며 품질까지 우수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장비가 화웨이와 기술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지만 장비의 가격 자체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화웨이가 국내 이통사들의 5G 장비의 주요 공급회사로 부각되자 삼성전자는 자신들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국내 5G 이동통신용 주파수인 3.5GHz와 28GHz 대역을 지원하는 장비를 최초로 외부에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간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던 3.5GHz 대역 5G 제품을 선보인 데 큰 의미를 뒀다.

삼성전자는 "이 장비는 현재까지 발표된 국제 표준 기반 제품 중 가장 작은 크기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최적화가 완료되는 대로 양산해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적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앞서고 있는 유일한 부분은 보안성이라고 해도 이는 실체가 없는 기술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웨이의 이동통신 장비는 미국시장에 거의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12년 네트워크 장비를 미국 내 납품하던 중 정보 유출 혐의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고 이를 근거로 미국 주요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장비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화웨이가 몇몇 기술 유출 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화웨이보다 보안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다.

삼성전자 측에서도 이에 관련해 눈에 보이는 수치화된 근거를 내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사진)은 제품 경쟁력과 관련한 질문에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그동안 신뢰의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발전해오고 있고 이러한 것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네트워크 가격이라는 것은 물건을 사용자에 맞게 설치하고 망을 완성하는 다양한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소비자의 만족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어서 이를 고려한 장비공급 업체는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차별화와 이노베이션을 공급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보다 기술력과 가격 면에서 어떤 점이 우수한지를 국내외 주요 이동통신통신사들에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화웨이는 네트워크 장비 등에 특화된 거대 기업이고 삼성전자는 매출 4조원에 불과한 하나의 사업부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비해 훨씬 더 우월하게 낫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