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욱 대표 베트남·대만 잇따라 방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인천공항 사업권 '수성'에 실패한 롯데면세점이 매출 급감 현실화에 대비해 해외 '활로모색'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호주 'JR듀티프리(JR DUTY FREE)'를 바탕으로 6조원대의 매출을 유지한다는 게 롯데면세점의 전략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JR 측과 호주 면세점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가(價)는 1천억원 이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롯데면세점은 호주 외의 자산을 제외하고 JR을 인수하는 방향도 검토했지만, 매출액 만회를 위해 일부 자산을 다시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거래 구조를 재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JR듀티프리가 호주와 뉴질랜드, 이스라엘, 타히티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기존 해외 영업망도 십분 활용해 시너지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호주 JR면세점은 지난 2016년 호주 등 4개 국가에서 6억7천만유로(약 8천8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또, 롯데그룹의 총괄적인 사업전략을 담당하는 가치경영실(정책본부) 또한 이달 초 롯데면세점의 호주 JR면세점 인수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면세점은 그룹 차원의 지원과 내부적인 급박함 등을 감안해 이번 3분기 내에 해당 딜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중국 관광객인 '유커'의 매출에 실적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던 롯데면세점은, 기형적인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고자 해외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지속했다.

이렇다 보니 롯데면세점을 이끌고 있는 장선욱 대표 또한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지난 지난달 베트남, 이달 초 대만을 잇따라 방문하며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장선욱 대표의 이번 출장은 대체 시장 발굴과 사무소 개설 등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롯데면세점의 이같은 행보는 면세업계가 주된 수익성 지표로 '점유율'을 활용하는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지난 2015년 국내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던 롯데면세점 지난해 말엔 40%대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물론, 국내 신규 사업자가 잇따라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아울러 약 8천700억원의 규모의 매출을 냈던 인천공항 사업권을 반납한 여파로 올해는 국내 점유율이 30%대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그간 오름세를 지속했던 매출이 5조원대로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나트랑 깜란국제공항 신터미널에 1천680㎡(약 508평) 규모의 면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나트랑점의 오픈으로 롯데면세점이 보유한 해외 면세점은 총 7곳으로 확대됐다.

또 이달 진행되는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 T2 면세점 입찰에도 참가,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호주 JR의 매출이 인천공항과 비슷했던 수준인 만큼 향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의 해외 진출 노력이 성과를 낼 경우 80%에 육박했던 시내 면세점 비중 또한 안정화하는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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