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은행 실적 호조에도 국제유가가 폭락한 여파로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이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하락했다.

달러화는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비축유 방출 가능성과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예외 적용에 대한 기대 등으로 급락했다.

이날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95달러(4.2%) 폭락한 68.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다.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11월 이란 제재 이후에도 사안에 따른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란산 원유 구매가 제로(0)가 되길 원하지만, 누군가 이를 곧바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우리는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 관련해서는 두드러진 불안 요인은 없었다.

중국은 미국의 2천억 달러 상당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방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도 중국과 EU, 캐나다, 멕시코, 터키가 최근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WTO에 제소했다.

이날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상회담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5% 증가였다.

지난 5월 소매판매는 1.3% 급증했다. 당초 0.8% 증가에서 상향 조정됐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은 전월보다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은 웃돌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25.0에서 22.6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월의 25.0은 8개월래 최고치였다.

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21.0이었다.

또 5월 기업재고가 전달대비 0.4%(계절 조정치) 늘어난 1조9천36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4% 증가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95포인트(0.18%) 상승한 25,064.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8포인트(0.10%) 하락한 2,798.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6포인트(0.26%) 내린 7,805.7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4% 넘게 폭락하는 등 급격한 약세를 보인 점도 주목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가 유지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익은 전년보다 20% 늘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금융사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63달러로 시장의 예상치 0.57달러를 상회했다.

블랙록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EPS가 6.6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6.55달러를 넘어섰다.

BOA 주가가 이날 장중 4% 이상 오르는 등 은행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국제유가가 큰 폭 떨어진 점은 에너지 주를 중심으로 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종목별로는 BOA 주가가 4.3% 급등했다. 반면 블랙록 주가는 0.6% 하락했다. 엑손모빌 주가도 1%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8% 오르며 지지력을 제공했다. 통신주도 0.5%가량 올랐다. 반면 에너지 주는 1.18%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2분기의 호실적만으로 주가가 탄력적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GW&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아론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 실적이 정점에 도달했거나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실적의 큰 폭 호조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실적만으로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틸리티 분야는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7.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12% 상승한 12.5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5bp 상승한 2.85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9bp 오른 2.601%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2bp 올라간 2.965%를 나타냈다. 하루 수익률 상승으로는 6월 20일 이후 최대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4.9bp에서 25.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로 투자자들은 탄탄한 미국 경제를 다시 확인했다.

잇따른 경제지표 호조는 무역분쟁 우려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미 국채값 하락 요인이 됐다.

최근 미국의 각종 지표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인시키는 데다 성장도 예상대로 되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주 단기물 위주로 수익률이 상승했다. 장기물 수익률은 여전한 무역분쟁 우려 속에서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지만, 이날은 상대적으로 장기물 수익률이 더 많이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올해 초 90bp 수준에서 최근 25bp 아래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17~18일에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증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이 최근 물가 지표 개선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의 강한 의지를 피력할 경우 단기 수익률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파월 의장은 앞서 미국의 탄탄한 경제 모멘텀을 언급하며 중앙은행이 현재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머니 매니저는 "소매 판매 수치 상향 조정으로 수익률이 오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났는데,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이슈에 집중하지 않고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강한 사이클을 보면 돼 이벤트 위험을 잘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펠의 린지 피에자 수석 경제학자는 "12월에 4번째 금리 인상 위험이 올라가면서 현시점에서 9월 금리 인상은 가격에 반영됐다"며 "강한 인플레이션이 연말 인상으로 가는 매파적인 주장을 지지하는 반면에 연방기금금리가 잠재적으로 2.50%가 된다면 성장, 일자리 창출, 소득을 둘러싼 많은 불확실성이 있어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6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12.33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15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80달러에 비해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51엔을 기록, 전장의 131.21엔보다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5% 내린 94.51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주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한 달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달러화 '롱' 심리가 강했지만, 무역분쟁 우려가 잦아들면서 다시 위험 자산 선호 흐름이 생겨나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달러와 위험 자산과 역 상관관계로 달러는 지난 3개월간 6%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의 실적 호조 전망에 힘입은 독일증시의 반등 등으로 이런 흐름을 돌려놓았다.

포트폴리오 콘셉트의 콘스탄틴 볼즈 펀드매니저는 "미국 경제가 경제 주기 후반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유럽 경제지표가 개선된 흐름을 보이면서 최근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독주가 곧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격차가 24bp로 좁아졌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은 경기 둔화의 신호다.

다만 중국 경제지표가 둔화하고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 강세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6.7%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1분기 대비 0.1%포인트 낮아졌지만,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6.5%를 웃돌았다.

다만, 중국의 6월 산업생산은 예상을 밑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2년래 가장 낮아져 투자와 수출이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함께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위안화는 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장 초반 긴장감을 줬지만, 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시장은 오는 17~18일에 있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경제와 통화정책 관련 증언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TD증권의 마젠 이사 외환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연준의 점진적인 통화정책 긴축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에 대한 어떤 우려도 다시 시장에 위험 선호를 높일 수 있다"며 "시장은 파월 의장 발언을 앞두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달러 롱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먼웰스의 오머 에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며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등의 호조와 지난주 계속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은 연준의 정책에 매파적인 경향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95달러(4.2%) 폭락한 68.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주시했다.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 이후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예외조치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은 미정부가 산유국에 대한 증산 요구 등에도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비축유를 전 세계적으로 방출하는 것과 같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달 한 사적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비축유의 방출이 유효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IEA 대변인이 저녁 식사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시장의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데 필요하다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비축유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유가가 장 초반부터 꾸준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이후에도 일부 수입국이나 기업은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은 유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란 원유 제재에 대한 예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러시아 등 산유국도 유가 안정을 위한 증산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100만 배럴 이상의 증산이 필요할 경우에도 (산유국은) 신속하게 합의해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미국 내 주요 7개 셰일 유전의 산유량이 8월 하루평균 747만 배럴로 7월보다 14만3천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본격화하면서 유가의 하락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시장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비축유가 방출될 가능성이 있어서 시장은 방어적인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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