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이 자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놓고 심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거 투자하면서 이같은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소재 컨설팅업체인 로디움 그룹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인수합병 등을 통한 중국의 대미 해외직접투자(FDI)는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미국에 대한 중국의 벤처캐피털 투자는 24억달러(약 2조7천억원)에 육박해 지난 2015년 연간 투자규모에 달했다.

200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지배지분 투자에 나선 한 곳 이상의 중국 투자자가 포함된 스타트업 투자건수는 1천300건에 달했으며 그 규모는 모두 110억달러어치였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 이후 투자는 모두 75%에 달한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중국 투자자들이 포함된 딜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고려하면 상당부분의 투자가 최근 이뤄진 것으로 로디움은 추정했다.

벤처캐피털은 통상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평가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한 무리의 투자자들이 초기에 소규모 지분 투자에 나선 이후 스타트업이 확장하면서 점차 투자규모를 늘려가는 구조다.

복잡한 투자 구조에다 제한적인 수준의 정보 공개로 벤처 투자는 추적이 쉽지 않다.

로디움이 분석한 것을 보면 중국 투자자들은 정보기술, 커뮤니케이션 관련 분야나 헬스케어, 제약, 바이오기술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3D 프린팅이나 로봇, 인공지능(AI) 등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백악관은 벤처투자를 포함한 중국의 대미투자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철회했다.

대신 정부간 기구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과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로버트 피텐거 하원의원은 "중국은 공격적이고 잘 조직됐으며 우리 시스템을 착취하는 방법을 찾는 데 창의적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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