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채권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6월 이후 4.6%가량 급등했다.

전일 종가인 1,129.20원은 종가 기준 연중 최고점이자 작년 10월 이후 9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환율과 누적 순매수 규모, 금리 수준 등 요인 가운데 어떤 요인의 영향이 더 클지에 따라 외국인의 (유출입)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는 어느 한 방향이 나타나는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외국인의 매수세를 보면 재정거래 기회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덕분에 당분간 외국인 유입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지난 6월 110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5월까지 7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처음으로 4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와프 호가 일별 추이(화면번호:2132)에 따르면 16일 기준 1년 만기 FX 스와프 포인트는 마이너스(-) 17.00원이다.

이는 달러를 원화와 교환하고 이를 1년 뒤 다시 달러로 바꿀 경우 17.00원의 추가적인 원화를 받는다는 의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재정거래 유인이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이 급격하게 이탈할 위험은 작다"고 말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거래 유인과 신용등급 대비 원화채 매력 등 요인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채권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30% 미만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스와프 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고 들어오는 외국인과 달리 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은 환율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감내할 수 없는 정도의 환율 상승에는 일부 외국인이 한국시장을 떠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환율 위험을 헤지하지 않은 외국인이 기존에 현물 채권을 매수했다면 연중 최고점 수준의 환율은 당연히 손절이 가능한 레벨"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급등한 수준에서도 원화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이 환율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탈할 시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선물 거래를 위해 일일히 헤지하고 유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현재 매수세를 보면 외국인들이 환율 상승을 좀 더 버틸 수 있는 상황인 듯 하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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