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이를 반영하는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소수의견이 나온 당일, 시장은 그동안의 강세를 반납하며 금리가 상당폭 상승했지만, 금리 상승세는 채 이틀을 가지 못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왔던 지난 12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6bp와 3.0bp 상승했다.

다음날에도 금리는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연내 금리동결 의견이 속속 출현하면서 상승 동력을 잃었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다시 1.7bp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도 1.0bp 내려갔다.





<지난해 10~11월 국고채 금리 추이(단위:%)>

지난해 10월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이후 국고채 금리는 약 한 달여 간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11월 기준금리 인상 무렵 하락했다. 소수의견 이후 11월 기준금리를 올린 시기 동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35%에서 28bp 가까이 상승했다가 하락 조정을 받아 2.112%를 나타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2.392%에서 약 22bp 상승했다가 다시 2.480% 수준으로 돌아갔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소수의견의 여파가 약 한 달여 간 지속된 지난해와 달리 이번 소수의견은 힘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향후 무역전쟁 전개 추이에 따라 국내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국내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다"며 "해외 IB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연내 금리 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점차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의견 출현에도 경기가 뒷받침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인상 신호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고용과 물가, 수출 등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올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일형 위원의 소수의견을 두고 전체의 의견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 총재가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공식적인 시그널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은 점도 시장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며 "다음 금통위까지 경기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금리 인상 시기를 미루려는 작심 발언인지 속내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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