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채권 단기금리가 연저점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단기물을 주로 매수하는 RP 계정은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추가 인상 시기가 미뤄지면서 고스란히 수익으로 연결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 등에 따르면 전일 통안채 2년물은 2.037%로 전년 말 2.097%보다 6bp 낮다.

통안채 1년물 금리는 1.848%였다. 지난해 말 1.846%에서 큰 변화가 없다.

단기물을 매수하는 계정은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이익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얻을 수 있는 캐리 수익, 롤링 효과에 집중한다.

올해의 경우 연초까지만 해도 빠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3분기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단기물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한 기관이 더 많았다.

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점점 뒤로 늦춰지면서 단기물은 예상보다도 더 많은 수익을 낼 기회가 왔다.

가령 올해 초 1년짜리 채권을 매수해서 보유할 경우, 6개월이 지나면서 해당 채권의 잔존만기는 6개월이 된다. 전일 기준으로 통안채 6개월물과 1년물의 스프레드는 14.7bp다.

금리 인상이 뒤로 미뤄지면서 단기물 금리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가격이 연초와 비슷한 수준만 유지한다면, 만기가 짧아질수록 채권의 가격은 비싸진다.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서 RP 계정이 조달하는 금리도 큰 변화가 없다.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RP 조달금리는 대부분 1.4~1.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RP 계정이 이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 이보다 높은 금리 채권을 사야 한다. RP 계정은 신용도가 높은 은행채 등을 선호한다.

전일 기준으로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985%였다. 1.6%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38.5bp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수익을 낼 여지가 많아졌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상 기조로 채권투자심리가 악화했지만, RP 계정은 실적이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추가 인상이 지연되면서 RP 북은 캐리와 롤링, 자본이득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며 "대형사들의 경우 RP 계정이 5~10조 원 정도 되는 데다, 채권 운용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하면서 추가 수익을 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도 "아무래도 RP 사이즈가 큰 곳이 조달 대비 채권 수익률이 높아서 절대 수익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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