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ㆍ현대해상도 보류…발행금리 6% 육박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치솟는 금리 탓에 이달 예정된 해외채권 발행을 잠정 연기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달 중 아시아 시장 등에서 추진하던 5억 달러(약 5천400억 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Tier 1) 발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내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확산한 데다, 금리 변동성이 커져 발행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로 우호적인 발행 환경을 조성했지만, 금리 오름세가 가파른 만큼 일단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게 신한금융의 판단이다.

이달 들어 이미 다수의 금융회사와 기업이 해외채권 발행에 신중해졌다.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던 교보생명은 이달 초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5억 달러를 조달하려던 현대해상도 일정을 미뤘다.

한국전력과 동양생명 등도 자금 조달 시기를 조절하고 나섰다.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벤치마크가 되는 미국채 5년물의 금리가 최근 2.7%를 넘어선 것만 봐도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4% 후반을 기록하게 된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가 후순위채보다 100~150bp가량 높은 것을 고려하면 6%에 육박한 발행금리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한화생명이 10억 달러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4.7% 금리에 발행한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지난해 말 50bp 수준에 불과했던 원화채와 외화채 간 발행 스프레드 차이도 현재는 150bp를 넘어섰다. 굳이 해외시장에서 높은 조달비용으로 자금을 수혈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하이일드물 발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국내 기업에 당부하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담당 연구원은 "금리상승 추세가 뚜렷해 자금조달 수요가 크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이 부담"이라며 "발행과 유통시장의 금리 차가 커 환율과 금리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발행 타이밍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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