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법률회사인 베이커 매켄지에 따르면 유럽으로의 중국 해외 직접투자(FDI)가 올해 상반기 극적으로 늘어난 반면 북미로 향한 규모는 24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92%나 급감했다.
또 중국 기업이 북미에서 실행한 신규 인수합병(M&A)은 25억 달러에 그쳤지만 유럽은 2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유럽에서 완료된 중국의 투자는 북미의 20억 달러의 6배에 달하는 120억 달러였다.
CNBC는 중국과 미국 양국의 정책 변화가 이런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또 2016년에 자본 유출 여파는 아직도 중국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은 해외 투자 제한 때문에 빠른 속도로 북미에 대한 투자를 정리했으며, 올해 상반기 96억 달러 규모를 매각했고, 현재 5억 달러가 보류된 상태다.
유럽에 대한 투자도 같은 기간 10억 달러어치를 팔렸으며, 70억 달러어치는 진행 중이다.
현재 미국 당국은 국가 안보에 저해되는 해외 투자금의 유입을 모니터링하면서, 주요 기술의 유출을 제한하는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베이커 매켄지의 로드 헌터 국제 무역 파트너는 "정책이 각종 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관한 잡음 때문에 우리는 더 실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터는 "CFIUS의 최근 입법 사항이 중국 투자자들의 주요 탈출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조치가 아닌 기존의 부처 간 협의 기구인 CFIUS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자국의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막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헌터는 아울러 "중국과 미국 간 무역 분쟁 고조가 미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이 중국과 유럽을 가깝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같은 회사에서 신흥시장과 중국을 담당하는 토마스 길레스는 "중국의 해외 FDI 숫자가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해외 투자가 일방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유럽연합(EU)에 상호호혜적인 제안을 적극적으로 펼치지만, 미국과의 무역 관계는 계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EU도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해서 미국의 우려에 동조해왔으며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춘 투자 제한을 발동해왔다.
CNBC는 세계 2번째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의 해외 투자액은 이미 둔화 신호를 보이고, 이는 세계 경제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웨덴은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투자 규모가 36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 영국이 16억 달러, 독일이 15억 달러, 프랑스가 14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투자를 받은 업종은 자동차, 건강과 바이오 공학, 소비재와 서비스 등이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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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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