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2개월여간 중단됐던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옵션거래를 재개한다. 주문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제기됐던 대여계좌 논란을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5월 22일부터 중단됐던 CME의 선물, 옵션거래를 이날부터 재개한다. 거래를 재개함과 동시에 그간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일부 제도도 개선했다.

앞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상품계좌별로 1명의 주문 대리인만 등록하도록 했다. 또한, 대리인 명의로 계좌에 입금하는 등의 행위도 불허하기로 했다.

법인 고객의 경우에는 1개의 사용자 ID에 한 명의 온라인 주문입력자를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두 대의 PC나 두 대의 스마트폰으로 이중 접속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CME는 지난 5월 하나금융투자에 대해 2개월간의 거래정지 조처를 했다. 하나금융투자가 계좌 소유자, 거래 권한자에 대해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해 시장 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한 조사를 방해한다는 이유였다.

당초 오는 20일까지 거래 중지 조치가 유지돼야 했다. 그러나 CME 측은 지난달 13일 하나금융투자의 고유 자기매매를 허용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하나금융투자가 시장규제부의 문의에 정확하고 완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히며 시장접근 중지 조치를 종결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해외 선물 거래 점유율 1위 증권사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파생상품 수탁 수수료 수익은 275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CME의 거래 중지로 인해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해외파생 중개업무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거래의 투명성을 더 높이고자 이번에 일부 제도를 개선하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CME 조치 직후 일각에서 '대여계좌' 의혹이 제기되는 등 신뢰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동시 접속 등을 제한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대여계좌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며 "사태 진화를 위해 여러 대안을 강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해외파생 고객의 경우 수수료 몇 푼보다는 시스템 안정성이나 주문 처리 속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거래정지로 인해 실추된 고객 신뢰 재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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