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각계 의견 수렴 후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정부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금 수익성과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스튜어드십 코드가 국민연금의 시장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연금사회주의'의 도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할 계획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자금 주인인 국민 등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적극적 역할의 핵심은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경영전략 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 점검과 이사회와의 대화, 주주제안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 수행이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배당확대에 국한된 주주활동 기준을 경영진 사익추구, 부당지원, 횡령, 배임 등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까지 확대한다.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을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한 후 비공개 서한도 발송한다.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선대책을 요구하고, 주주총회에서 기업가치 훼손을 주도한 이사, 감사 선임 등을 반대한다. 중점관리기업 '블랙리스트'도 만들어 명단을 공개한다.

부정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임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주주대표소송제도 도입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위탁사에도 가산점을 부여한다.

정부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국민연금기금 수익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로 정부와 국민연금의 이해 상충을 막고, 적극적인 주주활동으로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공청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을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며, 국민연금은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의 주인인 국민에게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과도한 경영 참여며, 이미 '연못 속 고래'인 국민연금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연기금은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데, 절대 강자는 규제가 필요하고 그 방법의 하나는 의결권 행사 제한이다"며 "국민연금이 가입자 보호만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시장은 위축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의 역할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며 "지나치게 공공성을 강조하게 되면 연금사회주의라는 비판을 들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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