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함께 설립한 핀테크 업체 핀크가 신규 서비스 출시 지연으로 수익모델 개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회사명과 같은 금융 플랫폼을 선보이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금융당국과 협의가 길어지면서 해외송금, 소액대출 등 수익원이 될 만한 혁신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크는 정식 서비스 출범 이후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업수익(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핀크는 2016년 10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1%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지난해 9월 회사 이름과 똑같은 생활금융 플랫폼을 선보였다.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그룹과 1위 통신사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핀크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 무료 송금, 인공지능(AI) 기반의 수입·지출 분석, 최저가 쇼핑과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핀크마켓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익모델은 전무한 상태다.

핀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수익 없이 순손실 157억 원을 떠안은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다른 핀테크 서비스처럼 수익화보다는 이용자 기반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공식 출범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영업수익이 전혀 없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그렇다고 해서 핀크가 수익모델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핀크는 지난해부터 해외송금, 소액대출 등 수익으로 이어질 만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혀왔다.

문제는 핀크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업 밀접회사로 신고가 돼 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업 밀접회사는 전자금융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해야 한다.

해외송금업 확대로 전자금융업이 주된 사업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핀크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지위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핀크는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송금업 등을 전자금융업의 범위에 포함시켜줄 것을 건의했지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행 규정상 이런 해석은 내리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해외송금업을 금융업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이 있으면 핀크가 금융자회사로 남을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

이에 따라 핀크는 최근 내부 검토 등을 거쳐 기재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핀크 관계자는 "해외송금, 소액대출 등 신규 서비스 출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금융당국과 협의가 끝나면 비슷한 시기에 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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