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지난 10여 년간 잊을만하면 증권업계 이슈가 됐던 SK그룹의 SK증권 매각 작업이 조만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의 대주주 변경 심사가 이번에는 무리 없이 금융당국을 통과할 것으로 보여 SK증권의 독립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 대체적인 분위기다.

18일 금융당국 복수의 관계자들은 SK증권 대주주 변경 건이 이날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된다며 금융감독원 심사 문턱을 넘은 만큼 증선위와 금융위원회도 무난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 안건이 이날 증선위를 통과하면 오는 25일 예정된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금감원은 인수 주체가 사모펀드(PEF)인 점과 SK증권 일부 직원들이 주요 투자자로 나선 점 등을 고려해 다각적으로 대주주 변경 심사 작업을 진행했지만, 케이프 컨소시엄과 같은 법상 결격사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변경에 대해 승인을 하게 되면 인수자인 J&W파트너스는 SK측과 매매 체결 절차를 진행하고 주식 양수를 6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6개월 이상 진행되면 승인 효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SK㈜는 금융위 승인이 내려옴과 동시에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 작업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지만 사실 SK그룹의 SK증권 매각 문제는 10여 년 동안 그룹의 골칫거리였다.

SK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SK증권 주식 매각명령을 처음 받은 것은 SK㈜가 출범했던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위는 SK㈜ 자회사인 SK네트웍스가 SK증권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이를 4년 안에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공정위는 SK네트웍스가 기한 내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자 1년이라는 시간을 더 줬고 SK네트웍스는 결국 지주회사 체제에 포함되지 않았던 계열사인 SK C&C에 지분을 매각했다.

한동안 문제가 없을 것 같았던 SK증권 매각 건은 2015년 SK㈜가 SK C&C와 합병하면서 다시 공정위와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SK㈜는 지난해 케이프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케이프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매각 작업은 한 차례 좌절을 겪기도 했다. 매각 시일을 놓쳐버린 SK㈜는 지난 2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9억6천만원과 1년 내 매각명령을 받아야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엄격하게 심사를 했고, 이를 통과했기 때문에 증선위나 금융위에서 추가로 들여다볼 것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며 "지난번 케이프 컨소시엄은 신용공여 금지 조항을 위반해 매각이 무산됐던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인수자가 PEF라는 것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증권사 매각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끌어온 이슈다"며 "SK증권은 그룹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내부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등 안정화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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