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로봇산업을 주목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로봇 투자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주목된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Robostar)의 지분 30%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 1999년에 설립된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생산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카라 로봇, 원통좌표 로봇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해 그룹 역사 처음으로 로봇 관련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그간 LG전자는 로보스타 투자 800억원을 포함해 로봇 관련 산업에 1천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올해 초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Robotis)의 지분 10.12%를 취득하며 90억원, 아크릴에 1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Nova Robotics)'에 300만 달러(한화 약 34억원)를 투자해 해외 로봇개발업체에 처음으로 자본을 대는 사례를 만들었다.

보사노바 로보틱스의 로봇들은 현재 월마트의 미국 내 50개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로봇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선반에 놓인 제품의 품절 여부, 가격표나 상품 표시의 오류 등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LG전자의 이러한 투자 사례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R&D)과는 차별화 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회사 내부의 R&D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폐쇄형 방식 대신 개방형 혁신으로 회사별로 각자의 역량을 공유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그간 주요 로봇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되 처음부터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오기보다는 각자의 방식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을 하고 있는 이유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작은 스타트업을 인수해 외부와 협력해 연구개발에 나서는 형태로 애플의 경쟁 상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과 스타필드 하남에서 로봇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CES에서는 호텔서비스 로봇, 카트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선보이는 등 로봇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으로 육성시키고 있는 일환이라고 보면 된다"며 "그동안 로봇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라고 정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용과 상업용에 이어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로봇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와 협력은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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