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단기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8일 금통위 이후 기관들이 자금을 집행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 등 수급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점차 금리 인상 명분이 부족해지고 정부가 하반기 정책 방향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단기물 금리의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 통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전일 만기가 1년 내외인 국고채 금리는 0.2bp에서 최대 1.0bp까지 금리가 하락했다. 통안채 1년물 금리도 1.0bp, 통안채 2년물 금리는 0.2bp 내렸다.

◇ 기관 자금집행·바이백 등 수급요인

시장참가자들은 금통위 이후로 자금집행을 미룬 기관들이 금리가 더는 상승하지 않자 자금집행에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수급여건이 우호적이라고 전했다.

전일 한국은행이 통안채 2년물을 중도 환매한 가운데 이날은 기획재정부가 1조 원 규모의 국고채(잔존만기 3년 이내)를 매입하면서 단기물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금통위 이후 매수하려고 유보했던 RP 자금들이 시장금리가 더 밀리지 않으니 못 견디고 매수에 들어왔다"며 "여기에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까지 겹치면서 단기물이 강했다"고 말했다.

금통위 전후로 가장 최근 발행된 통안채 2년물 대차잔고가 늘어난 점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6월 발행된 통안채 2년물 대차잔고는 전일 9천400억 원이었다. 금통위를 앞두고 2천700억 원에서 9천400억 원까지 늘렸는데, 해당 물건이 발행된 후 평균 대차잔고가 4천260억 원인 점을 감안해도 단기간 급상승이다.

B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도 "RP 금리가 1.4%대인데 최근 단기자금 사정이 좋은 듯하다"며 "또한, 금통위를 전후로 통당 대차잔고가 4~5천억 원 정도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통안채 입찰도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연내 금리 인상 의구심…정부 성장률 하향 가능성

수급적인 요인 외에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점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견 출현에도 금리 상승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글로벌 무역전쟁과 국내에 미칠 파급효과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기재부가 이날 오전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수 있는 점도 단기물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8월에도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며 "여러모로 명분이 부족해지는 타이밍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 당국자가 경기에 대해 우려하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은 점 등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인 상황이 채권에 우호적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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