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가 1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되며 커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에 알려진 커브 플래트닝 원인 이외에도 현재 커브가 범하는 일부 오류를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꾸준한 금리인상에 단기 금리는 오르는 동시에 무역전쟁 우려 등에 장기 금리는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다.

과거 커브 플래트닝이나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둔화나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이번 플래트닝 국면에서 이런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커브 플래트닝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팔리세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베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의 커브 플래트닝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경제는 많은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권 커브가 누우며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투자자를 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베루 CIO는 "커브 플래트닝의 많은 부분은 미국 내 과세정책 변화에 따른 기술적 이슈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했다.

감세 정책 속에 기업 이익과 자본이 미국 내로 유입되고, 이런 본국 송환 자금은 미국 기업이 기업어음(CP)을 비롯한 여타 단기자금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필요성을 떨어트린다. 이런 부분은 채권 커브 모양의 단기적인 왜곡으로 이어진다는 게 베루 CIO는 진단했다.

카르릴 그룹에서 2천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관리하는 글렌 영킨 공동 CEO도 채권 커브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에 4%에 달하고 연준은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킨 공동 CEO는 강력한 미국 경제 속에 소매판매가 견실하고 산업생산이 힘을 받으며, 자본재 주문량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캐피탈인덱스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커브 방향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만, 경기 상황은 단기적인 우려를 털어낼 정도로 충분히 긍정적"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이 커브 역전에 따른 경고 신호를 무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반적인 투자자는 긍정적인 거시 경제 상황을 인지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될 것인지 의문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부채 증가와 무역 전쟁 우려, 경기 순환 후반기에 나오는 유동성 긴축 등에 따라 경기가 실제 둔화할 여지도 있다는 얘기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소냐 라우드 주식 헤드도 "미국은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괄목할 만큼 놀라운 상황이지만, 이런 고립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중국 경기의 약화와 유럽의 둔화 가능성에 대한 조기 신호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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