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감독원이 신일그룹의 '보물선 발견'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한 제일제강에 대해 기획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제일제강 주가 급등 배경을 비롯해 최근 공시 사항 등을 바탕으로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니터링 단계로 추가적인 검토 이후 기획조사에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통상 시장 파괴 효과가 크고 대규모 투자 손실이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연초 계획했던 조사 외에 기획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주가조작이나 시장교란 등 불공정행위 가능성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신일그룹의 보물선 발견 소식이 전해지기 며칠 전 신일그룹 대표 등이 제일제강 지분 인수를 공시한 배경 등도 검토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큰 사안인 만큼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투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려했을 때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도 제일제강 주가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거래소는 통상 매매상에 이상 징후가 있거나 이상 계좌가 발견되는 경우 금융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게 되며 사안에 따라 자본시장조사단이나 금감원 조사국 등이 조사에 나서게 된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필요할 경우 기획조사에 바로 착수할 수 있다.

금감원은 우선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방침이다.

신일그룹은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이 배에는 약 150조원의 금괴가 실려 있다는 미확인 소문이 나오고 있다.

제일제강은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보물선 사업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제일제강은 "당사의 최대주주 최준석은 최용석, 류상미씨 개인들과 지난 5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 완료 후 당사의 최대주주는 최용석(9.60%)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주)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던 제일제강의 주가는 공시 후 하락전환해 14.42% 급락세를 보이다 다시 상승 전환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보물선을 테마로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삼애인더스가 보물 탐사에 나선다고 밝힌 적이 있으며 동아건설도 돈스코이호 인양을 발표해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지만 두 회사 모두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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