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긍정적인 경기 평가와 은행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준 베이지북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대체로 하락했고, 달러화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에도 예멘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공격 소식으로 상승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준은 관할 12개 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완만한 경기 성장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은 약간의 경제 성장을 보고했고, 댈러스 지역은 에너지 업종의 영향으로 강한 경제 성장을 보고했다.

연준은 다만 관세 등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우려를 나타낸 기업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하원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단기간에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어떤 신호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무역전쟁과 재정정책 관련 우려를 드러내면서 통화 긴축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란 우려는 경감했다.

그는 "무역논쟁이 보호무역으로 더 흐르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번 시작한 만큼 무역논쟁을 끝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와 관련해 "높은 인플레이션보다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여전히 '조금 더(Slightly more)' 더 우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기가 호조일 때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의 성장률이 한두 분기 동안 4%를 넘어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했다. 그는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세제 개편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예상외로 부진했다.

상무부는 6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12.3% 급감한 117만3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11월 이후 한 달 감소율로는 최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2% 감소한 132만 채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40포인트(0.32%) 상승한 25,199.2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07포인트(0.22%) 오른 2,815.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7포인트(0.01%) 하락한 7,854.4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기업 실적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하원 증언, 연준의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 등을 주시했다. 유럽연합(EU)의 구글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소식과 무역정책 관련 주요 당국자의 발언 등도 관심을 끌었다.

주요 은행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이날 모건스탠리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증시 전반에 활력을 제공했다.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재료들이 나왔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예정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자동차 무역 관련 회담에서 '공정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막대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관련해서는 멕시코와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멕시코 및 캐나다와 개별적인 양자 간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은 중국이 무역 관련 합의 사항을 지킬 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매우 불만이라 강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 당국은 이날 구글에 안드로이드 독점 권한 남용을 이유로 43억4천만 유로(50억 달러)의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90일 내 불법행위를 시정하지 않으면 전 세계 매출 5% 수준의 추가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종목별로는 모건스탠리 주가가 2.8% 올랐다. JP모건체이스 주가도 0.9%가량 상승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0.1%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53%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공업 분야도 1.13% 올랐다. 반면 기술주는 0.1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의 호실적은 긍정적인 재료이지만, 수익률 곡선 평탄화의 영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포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의 리얀 나우만 시장 전략가는 "2분기 은행 실적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은행이 수익률 곡선 역전 가능성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6.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3% 하락한 12.1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3bp 상승한 2.87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4bp 내린 2.611%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bp 오른 2.989%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4.7bp에서 이날 26.4bp로 소폭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채권값은 장 초반 주택착공실적 급감 여파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일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최선이라는 앞선 의사를 되풀이했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보다는 낮은 물가의 위험을 더 우려하고 있으며 경기가 침체가 임박했다는 어떤 신호도 찾을 수 없다면서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무역논쟁이 보호무역으로 더 흐를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 분쟁이 미국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는 신호가 있으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고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어떤 신호도 없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에버든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경제학자는 "파월 증언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시사점은 일관성"이라며 "통화정책과 관련해 상당히 일관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정책을 실행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반복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며 "파월 의장은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접근을 되풀이했지만, 경제가 침체할 경우에는 변화의 문을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시장은 연준의 발언을 충분히 소화했으며 연준이 나아가는 데 어떤 문제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의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제 낙관도 여전했다. 특히 시장은 노동력 부족과 임금 압박 징후가 거론돼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19일에 있을 국채 입찰과 다음 주에 몰려 있는 경제지표 등을 앞두고 채권시장이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6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12.85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41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54달러에 비해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40엔을 기록, 전장의 131.63엔보다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 오른 92.087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과 파월 의장의 증언에서 긍정적인 경제 전망이 유지됐다. 이에 따라 점진적인 미국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뒷받침하며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올해 말 이전에 금리를 두 번 더 이상할 것임을 시사하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커먼웰스의 오머 에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무역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다른 중앙은행과 통화정책에 있어 차별화를 할 것이라는 전망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이는 달러 강세와 어울린다"고 말했다.

RBC의 아담 콜 수석 외환 전략가는 "분산되는 통화정책이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며 "시장이 내년 금리 인상을 덜 반영하고 있는데, 진짜 논쟁은 내년 금리 인상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G증권의 주니치 이시카와 선임 외환 전략가는 "달러는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주식시장에서 위험 회피가 작아지고 있어 엔에 대해서는 특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장기 금리가 눈에 띄게 오르지 않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달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파운드화는 높은 변동성을 보인 끝에 달러 대비 전일 1.3116달러에서 이날 1.3072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영란은행(BOE)이 금리 인상을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약세를 보여 장중 1.3010달러로 내려갔다. 10개월래 최저치다.

다만 장 후반 협상 결렬 우려가 짙은 가운데 브렉시트 협상 마감 연장에 대해 영국과 EU가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 폭을 대거 되돌렸다.

영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전문가 전망치 2.6%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6월 CPI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변동이 없었는데 이 또한 시장 전망치 0.2%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MUFG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파운드화 움직임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뚜렷해지며 거시경제 변수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며 "시장참여자들은 높아진 불확실성을 반영해 파운드화에 위험 프리미엄을 더 높게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8달러(1.0%) 상승한 68.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지표와 글로벌 수급 요인의 변화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최근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인 점을 반영해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원유재고 지표도 하락세를 거들었다.

EIA는 미국 원유재고가 584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33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316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37만 배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4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7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또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5년 EIA가 산유량을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늘어나고 미국 내 생산도 증가하면서 WTI는 배럴당 67.03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낙폭을 확대했다.

유가는 하지만 이후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 줄어든 점이 탄탄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낙폭을 줄였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전체적인 재고 지표는 약세 재료지만,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 숫자는 다소 강세 재료"라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유전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유가의 반등을 거들었다.

후티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 마시라 방송을 통해 드론 공격으로 라야드 지역 유전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아람코는 자사 방제팀과 사우디 민방위가 유전 원유 저장소 부근에서 발생한 제한적인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우려와 달러 강세, 산유국 증산 등 원유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유가 상승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MI 리서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경제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달러 강세와 물가 상승 압력 증가, 유동성 축소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이 부상하고 있다"며 "무역의 둔화도 원유의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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