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인사, 복지제도 등을 통합하는 것을 두고 KEB하나은행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통합 목표 시점을 두 달 남겨 두고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유지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자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19일 "지난 5월 초 통합 논의가 시작돼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초 2017년도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했다.

올해 9월 말까지 두 은행 직원의 급여와 인사, 복지제도를 통합해 완전한 통합을 이루자는 게 목표였다.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되고, 2017년 1월 노조도 통합을 했지만 과거 두 은행 직원 간 임금과 인사·복지제도는 여전히 따로다.

이로 인해 KEB하나은행 내부에서는 상여금 지급 여부에 따른 임금체불 논란 등의 논란과 잡음도 이어졌다.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과거 두 은행 간 임금 수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합병 전인 2014년 기준 외환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8천만 원으로 하나은행(7천300만 원)보다 700만 원가량 높다.

사측은 통합 후 직무 수당을 올리는 등 격차를 좁히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과거 연봉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노조는 이에 따라 옛 하나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외환은행 직원들 수준에 맞출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두 은행 사이에서 절충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통합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K-HSBC'라는 자조섞인 별칭이 다시 회자된다.

K-HSBC는 하나은행이 그동안 합병해 온 은행의 영문이름 앞글자(K(외환)-HSBC(하나+서울+보람+충청))만 따서 만든 별칭이다.

하나은행이 서울과 보람, 충청은행에 이어 외환은행까지 인수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출신 간 격차와 위화감이 남아있다는 상징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KEB하나은행 다른 관계자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깎아 하나은행 수준에 맞출 경우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고, 노조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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