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부터 메리츠금융그룹 등을 통해 4천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던 이랜드월드가 최근 국내 증권사로부터 추가 차입을 결정했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등과 4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단기에 집중된 차입구조를 장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차입하기로 했다"며 "차입금리를 낮춤으로써 금융비용을 줄이는 측면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월드는 연결기준으로 지난 2013~2017년 사이 2천300억원 안팎의 돈을 매년 이자비용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영업이익(지난해 3천255억원) 대비 과중한 부분이 금융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랜드그룹이 조달금리 절감을 위해 다양한 담보를 활용하고 있으나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동부증권에서 받았던 대출에서는 미국법인(E-Land USA Holdings Inc)의 지분 100%는 물론 관계사의 정산금채권 등이 담보로 제출됐다. 메리츠를 상대로 발행한 담보부사채 또한 주요 자회사인 이랜드리테일과 및 중국 해외법인 지분, 상표권 등 무형자산이 담보로 제공됐다.

이랜드는 이번에도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월드는 현재 상황에서는 자체 신용도를 활용한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그간 이랜드그룹의 재무개선 노력을 반영해 지난달 20일 이랜드월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올리고,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이랜드월드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1조원 규모로 계획됐던 자본확충이 무산된 탓에 추가적인 신용도 개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랜드월드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의 주요 투자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기존 투자자들이 최근 이탈을 경고하면서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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