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달러-엔 환율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과의 연동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를 가장 잘 전달하는 통화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에서도 엔화는 강세로 반응하지 않았다.

엔화 약세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로 약세 흐름도 맞물리면서 달러 인덱스(G10)가 곧 96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19일 "여전히 위완화가 주요 변수지만, 달러-엔 환율도 집중하고 있다"며 "달러-엔 상승 베팅이 늘고 있고 달러 인덱스를 올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달 들어 달러-엔 환율은 2.2% 뛰면서 6개월래 고점인 113엔대에 올라섰다.

국제금융센터는 엔화 약세 배경으로 견고한 미국 경제와 이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일본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상당 부분 매도해 놓은 점 등을 꼽았다.

연기금을 비롯한 일본 기관투자자 등이 해외증권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올해 1분기 4천억 엔에서 2분기 3조4천억 엔으로 증가했고, 6월에는 2015년 9월 이래 최대인 1조5천억 엔에 이르기도 했다.

과거 금융 불안 상황에서는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견실한 실물경제를 배경으로 한 미국 달러에 선호도가 집중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당사국임에도 달러 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금센터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 중인 미국 및 유럽과 달리 일본은행(BOJ)은 물가 상승세 부진, 소비세율 추가 인상,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당분간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서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무역갈등 문제로 원화가 위안화에 연동되는 정도가 심해졌지만, 달러-엔 환율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미국 국채 금리가 절대적 레벨로 매력적인 수준까지 올라오고 있다"며 "최근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믿을 것은 달러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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