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금융완화 장기화로 채권 금리 움직임이 둔화되자 일본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채권시장 기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매입 오퍼레이션을 담당하는 일본은행 금융시장국에 대한 은행 안팎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6월 0.03~0.05% 범위에서 움직였다. 월간 금리 변동 폭이 0.02%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통계가 시작된 1990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장기국채 선물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S&P/JPX 일본 국채 VIX 지수'는 이달 한때 1.11을 기록해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자 일본은행 내에서도 국채 매입 오퍼레이션에 대한 각종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6월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 회의 요약본을 보면 당시 회의에서 "시장 기능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시장 조절을 운영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달 5일 마사이 다카코(政井貴子) 정책 심의위원은 "시장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눠 오퍼레이션 운영 측면에서 필요한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자세한 오퍼레이션 운영 방침의 공표를 취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일본은행은 잔존만기별 국채 매입 오퍼레이션 실시 예정일을 직전 월 최종 영업일에 공표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만기별 매입 규모와 횟수 정도만 공표한다면 시장 변동성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행 관계자는 "(자세한) 일정 공표는 시장이 요구에 응해 시작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당초 일본은행은 다음 달 첫 번째 매입 규모와 월 전체 매입 횟수 정도만 발표했었지만, 오퍼레이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작년 3월분부터 지금의 형태로 공지하기 시작했다.

작년 1월 국채 매입 오퍼레이션 횟수가 시장 예상을 밑돌자 수급 악화 우려로 장기 금리가 급등한 여파다. 이후 일본은행은 금리 급등을 잠재우기 위해 국채 무제한 매입 조치를 실시해야 했다.

지난달 일본은행이 개최한 채권시장 관계자 회의에서 일부 관계자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매매를 실시하기 쉬운 환경이지만 (중개하는) 증권사에게는 수익 기회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채권 금리가 급등락해도 곤란하지만, 이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곤란하다는 시장의 비명을 금융시장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