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물선이요? 아직도 주식시장에서 그 얘기가 통합니까."

보물선 관련주가 며칠째 일부 투자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지만 증시 투자 전문가들은 오히려 초연한 모습이다. '보물선을 찾아 나선다'거나 '보물선을 발견했다'거나 '보물선을 인양한다'는 이야기들은 주식시장의 고전적인 스토리라는 얘기다.

19일 오전 코스닥시장에서 보물선 관련주인 제일제강의 주가는 12.56%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신일그룹이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소식에 지난 17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전일에도 장중 상한가 흐름을 이어가다 제일제강이 "보물선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공시한 뒤 급락세로 전환했다.

제일제강이 보물선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신일그룹이 지난 6일 코스닥 상장사 제일제강공업을 인수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부터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에서 "제일제강은 최대 주주인 최준석 외 1인이 신일그룹 류상미 대표와 시피에이파트너스 케이알 최용석 대표에게 최대 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양수도 계약 후 신일그룹 류 대표와 시피에이파트너스 케이알 최 대표는 제일제강의 지분 17.33%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일제강의 입장은 달랐다.

제일제강은 전일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 최준석은 최용석, 류상미씨 개인들과 지난 5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 완료 후 당사의 최대주주는 최용석(9.60%)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주)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증권가는 최근 불거진 보물선 발견을 둘러싼 이슈들을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금융당국이나 검찰이 조사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결국 실질적인 손해는 개인투자자들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물선 스토리는 바이오와 같이 과거부터 주식시장에 유행하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테마다"며 "과거의 사례들이 그랬듯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투기의 유혹이 이러한 스토리를 지금까지도 살아남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시장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은 누구나 한 두 번쯤 들어봤고 경험했던 보물선이다"며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결국에는 개인들이 손실을 떠안은 채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제일제강 주가 움직임 등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물 유무를 알 수 없고, 소유권과 발굴 허가권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회사가 직접 이 사실을 발표하고 가상화폐까지 연결을 시키고 있다"며 "단순히 주가 급등락뿐 아니라 사기적 부정거래 등 폭넓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산업증권부 신은실 기자)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